빛을 기다리는 마음
김현욱의 시선은 사려 깊다. 무심코 스쳐 지나가기 쉬운 것들이 빛나는 찰나를 놓치지 않기 위하여 기다리고 바라본다는 점에서 그러하며, 그 빛을 억지로 담아내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담담한 관찰을 통해 담겨진 빛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면서도 적절한 따스함을 갖는다. 어쩌면 그는 모든 것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김현욱의 시선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거리 두기’는 오랜 기다림 끝에 순간의 아름다움이 자신을 찾아왔을 때, 그 아름다움을 가장 따스하게 담아낼 수 있는 자세다. 부디 김현욱의 시선을 서두르지 말고, 마침내 두 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 때까지 천천히, 그리고 오래 음미하여 보자. 자신이 바라본 것을 바라봐 주는 대상에게 마음을 강요하지 않는 품위와 깊은 위로를 건네는 상냥한 배려가 커다란 울림을 전할 것이다.
오늘도 김현욱은 모든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혼자인 마음으로 빛을 기다리고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