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프로젝트 – 나의 겨울

우연 프로젝트 – 나의 겨울

나의 겨울

그는 계절과 무관하게 방에 걸어 둔 겨울 때문에 자주 아프다고 했다 이렇게 아플 수가 없다고 곧 죽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당신도 우리의 겨울이 싫지만은 않겠지요, 슬픈 눈으로 말을 이었다 나는 서둘러 우리인 듯 방에 겨울을 걸어 두었다 나와 무관하게 매일매일 쌓이는 그를 견디며 자주 아팠다 그의 얼굴을 마주 보면 자꾸 죄를 짓고 싶었다 어느 날 밤 그는 편지를 쓰다 베인 손가락에서 피가 난다고 했다 이렇게 아플 수가 없다고 곧 죽을 것 같다고 겨우 말을 이었다 그래도 우리의 겨울은 영원하지 않을까요, 우는 손을 오래오래 잡아 주었다 흐르는 것을 아주 흘려보내는 내가 있었다.

글 선우진 : 나만 있었다.
그림 공다희 : 녹지도 썩지도 않고 쌓이기만 했다.
음악 임자연 : (사이) 그냥 이렇게.